AI가 기업의 미래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 이제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글로벌 AI 기업 WRITER의 보고서(2025)에 따르면, 경영진의 97%, 직원의 88%가 현재 생성형 AI로 실질적인 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AI 도입으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한 사례는 이제 새롭지 않습니다. AI에 대한 기대감은 가히 최고조에 이르렀다 할 수 있죠.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경영진의 42%가 "AI 도입이 회사 내부를 분열시키고 있다"고 답했거든요. 또한 경영진의 68%가 “IT 부서와 타 부서 간의 마찰을 경험”했고, 72%는 “AI 프로젝트가 부서별로 따로따로 진행되는 사일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마디로 AI가 이끄는 미래에 대한 낙관과 별개로, 조직 내부에서는 권력 다툼과 세대 갈등, 그리고 저항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WRITER 보고서가 지적하는 문제는 명확합니다. 기업들이 AI를 '기술 프로젝트' 관점으로만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죠. 실제로 실패한 기업의 70%는 기술 중심으로 AI에 접근했습니다. "최신 AI 툴을 도입하자", "GPT를 쓰면 생산성이 오를 것이다" 같은 식이었죠. 반면 명확한 전략을 갖춘 기업의 AI 도입 성공률은 80%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AI 전환을 위해서는 어떤 명확한 전략이 효과적인 걸까요? BCG는 AI 전환의 성패가 기술보다 ‘사람과 문화, 변화 관리’에 달려 있다고 강조합니다. 업스킬링, 행동 변화, 사람 중심의 리더십을 전사 AI 전환의 필수 전제라고 밝혔죠.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사람 중심(people-first)의 AI 전환 전략,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오늘은 WRITER 보고서를 바탕으로 AI 전환에 성공한 기업의 사람 중심 전략 5가지를 살펴봅니다.
1️⃣ 기술이 아닌 사람의 문제부터 정의한다
AI 도입 성공 기업들은 AI 도입을 'IT 프로젝트'가 아닌 '조직 프로젝트'로 봅니다.
AI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AI 이전에 사람의 문제부터 정의했습니다. "마케팅팀이 콘텐츠 제작에 쓰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 응대 직원의 반복 업무를 어떻게 자동화할까?" 같은 질문에서 출발했쬬.
AI 전환의 성공은 '얼마나 최신 기술을 썼는가'가 아니라 '사람과 업무 흐름을 얼마나 잘 바꿨는가'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AI 도입의 출발점은 "어떤 AI 툴을 쓸까?"가 아니라 "누구의 일을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가 최우선으로 정의되어야 합니다. 업무 흐름을 먼저 분석하고, 그 안에서 AI가 해결할 수 있는 병목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죠.
2️⃣ AI 챔피언을 지정하고 육성한다
조직 내 AI 확산을 가속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AI 챔피언(AI Champion)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현재 전 세계 기업들이 AI 도입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는 HR 제도인데요.
AI 챔피언이란 단순히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 내 AI 확산과 변화를 추진하고 관리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AI 챔피언은 조직 내부에서 AI를 선도적으로 학습 및 활용하고, 다른 구성원의 AI 도입을 이끄는 전도사이자, 코치이자, 전략가 역할을 해내는데요. 이런 AI 챔피언이 있으면 AI 내재화를 수용하는 조직 문화로 전환되는 속도가 더 빨라집니다.
이런 AI 챔피언을 선발, 교육, 확산, 보상 등의 프로세스로 체계적으로 제도화하면 조직 전체의 AI 역량이 보다 빠르게 상향 평준화될 수 있습니다. 소수의 전문가가 아닌 현장의 실무자들이 확산을 주도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의료 솔루션 기업 Vizient는 부서별 AI 파워 유저를 챔피언으로 지정하고 이들이 사내 코치 역할을 하도록 지원했는데요. 그 결과 예상 대비 4배의 ROI를 기록했고, 연간 약 70만 달러를 절감했습니다.
3️⃣ 부서 간 장벽을 허무는 크로스 펑셔널 구조를 갖춘다
AI 도입은 IT 부서만의 일이 아닙니다.
AI 전환에 성공한 기업들은 기존의 직무 중심 팀에 얽매이지 않고 IT-현업-HR이 함께 움직이는 크로스 펑셔널(Cross-functional)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크로스펑셔널이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IT는 보안과 플랫폼 관리를, 현업은 과제와 업무 흐름 정의를, HR은 교육과 변화 관리를 맡는 식이죠.
WRITER는 부서 단위의 사일로가 강한 갈등과 충돌을 낳는다고 지적합니다. 한 부서가 먼저 AI를 도입하면 다른 부서는 소외감을 느끼고, IT 부서는 보안 우려로 제동을 걸고, 결국 프로젝트는 표류하게 되는 것이죠.
이는 단순한 툴 도입에 그치고 AI 비전 수립을 하지 못했을 때 발생합니다. 성공 기업들은 각 부서가 제각각 다른 목표를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협력하는 구조를 먼저 설계합니다.
AI 도입은 기술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전환 프로젝트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4️⃣ 교육을 통해 심리적 저항을 관리한다
조직의 AI 전환 시 가장 쉽게 간과하는 것이 바로 직원들의 심리적 저항입니다.
WRITER의 보고서에 따르면 C-레벨 임원의 75%가 "우리 회사는 AI 도입에 성공했다"고 답한 반면, 일반 직원 중에서는 45%만이 동의했습니다. 경영진과 현장의 온도차가 극명하죠.
더 충격적인 건 밀레니얼·Z세대 직원의 41%가 "회사의 AI 전략을 저해한 적이 있다"고 솔직히 응답했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로는 다음이 꼽혔습니다.
- AI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
- 도입된 툴의 품질에 대한 불신
- 자신의 업무에 맞지 않는 도구 강요
나아가 이러한 이유로 회사 도구에 실망한 35%의 직원이 개인 돈으로 AI 툴을 구매해 쓰고 있다고 답했는데요. 이는 곧 보안 리스크 문제로 이어집니다.
이처럼 조직원의 심리와 행동까지 감안한 전략 없이 AI를 도입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지속적인 교육과 실습형 AI 학습이 필수입니다. 직원들이 AI를 두려움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이도록, 명확한 가이드와 표준 툴을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AI가 '나의 일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을 더 가치 있게 만드는 것'임을 체감할 수 있는 실습 중심 교육이 효과적입니다.
5️⃣ 리더십은 지휘보다 조율에 집중한다
경영진의 42%가 "AI 도입 과정이 회사를 분열시킨다"고 답한 것을 감안했을 때, AI 도입 시 리더십은 단순히 "AI를 쓰라"고 지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AI 전환에 성공하려면 리더는 툴 배치가 아니라 조직의 변화를 목표, 성과, 윤리를 조직 전체와 정렬시키며 관리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AI 도입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습니다. 각 부서가 제각각 다른 곡을 연주하면 소음만 커지죠. 리더는 모두가 같은 악보를 보고, 같은 박자로 움직이도록 조율해야 하는 것이 리더십의 몫입니다.
성공하는 리더는 AI 전환의 '왜(Why)'를 명확히 정의하고, 그것을 조직 전체에 반복적으로 소통합니다. 그리고 각 부서가 그 목표를 향해 협력할 수 있도록 자원을 배분하고, 갈등을 조율하고, 성과를 측정합니다.
AI 시대, 진짜 경쟁력은 '사람'에서 나옵니다
AI를 단순히 툴 도입의 문제로 다루는 기업은 금세 내부 분열과 저항에 직면합니다. 반면 사람에 집중한 명확한 전략, 교육, 리더십을 갖춘 기업은 AI를 혁신의 촉매이자 조직 성장의 인프라로 빠르게 전환시킵니다.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를 정의하고, AI 챔피언을 육성하고, 부서 간 협업을 설계하고, 교육으로 저항을 관리하고, 리더십이 조율에 집중하는 것. 이 다섯 가지가 2025년 이후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의 근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전략과 제도를 갖춰도, AI 역량을 갖춘 인재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입니다. AI를 이해하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인사이트를 실행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조직이 비로소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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